물론, 모든 선생님들이 다 그런건 아니겠습니다만, 사실 제목과 같은 선생님들도 많았습니다. 선생이라는 직업 특성상 다른 선생들과 싸울 일이 전혀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직장이 직장이다보니 갈등도 생기나보더라고요. 예를들어, 나는 수학을 가르치고 옆은 국어를 가르치는 선생이라고 칩시다. 우리는 두 타임정도 옆 교실에 배당이 되었는데 하필 나는 조용히 수업을 가르치는 스타일이고, 국어선생은 학생들을 웃겨가며 가르치는 스타일이라면 갈등이 시작되는 거겠죠. 왜냐하면 내가 조용히 수업을 가르치고 문제풀게 시간을 주고있는데, 옆 반에서 갑자기 "와하하하하"하면서 시끄럽게 굴고 와르르, 우당탕탕 한다면 수업듣는 학생들의 집중력도 헤치게 되니까요. 그게 한 두번도 아니고 매번 그런식이라면 힘들죠.
그런데 참 어색하지 않겠습니까?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재미있는 예를 들며 수업하는 스타일인데 시끄러우니까 조용히 해달라고 한다는것이, 마치 가르치는 스타일을 바꾸라는 말로 들리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또 생각하게 되겠지요. '가만히 들어보면 딱히 수업 내용으로 웃기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저렇게 헛소리를 해가면서 시끄럽게 할까.' 하긴 얘기를 하다보면 수업 외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옆 반에서 웃는 소리가 와르르 들리고 끊이지 않는다면 내 수업에 방해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할까요? 저야 가르침 받는 학생이니까 답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확실한 건 다음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말아야 한 다는 것입니다.
교무실에 한 학생을 부릅니다. 딱히 부른 이유는 없고 수학을 잘 못하지만 그걸 극복하고 싶어 하는 학생이고 또, 나를 잘 따릅니다. 그 학생을 상대 선생이 있는 시간대에 부릅니다. 그리곤 혼쭐을 내줍니다.
"너네 반 방금 왜 그렇게 시끄러웠어? 니가 조용히 시켜야 될 것 아니야. 너 성적이 중요해 웃는게 중요해?"
"니가 똑바로 해야 다른 친구들도 너 따라 열심히 할거 아니야."
혼나는 학생은 본인이 왜 혼나는지 모릅니다. 자기가 반장도 아니고 그냥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인데 내가 친구들한테 조용히 하라고 해야했나? 갑자기 내가 왜 혼나지? 챙피하다 다른 선생님도 많은 교무실에서... 그리곤 왈칵 눈물을 쏟아내게 되지요.
픽션이 아니고 과거에 제가 겪은 일입니다. 지금 같았으면 "그걸 왜 저한테 그러시는거예요?"하고 물어라도 봤을텐데, 그 때는 너무 어리고 순진한 때라서 선생님이 혼내면 혼나야 되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누가 이유없이 혼내도 혼내는 사람이 창피한 시대가 아니라 혼나는 사람이 창피한 시대였습니다. 주변도 뭔가 잘못했으니까 혼나겠지라고 생각하고 아무도 관심 없고요.
아무튼 그 선생님은 눈물이 쏟아져도 자기 할말만 합니다. 오로지 자기가 성질내고싶은 그 선생님이 듣고 있나 안 듣고 있나만을 파악하면서요. 솔직히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 아닌가요? 제가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둘 사이가 이제는 좋아질 수가 없는데 왜 굳이 저를 희생시켜가면서 그렇게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갑니다. 그리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수학선생은 그렇게 달래주지도 않은 채 학생을 교실로 보내게 되지요. 그 기억은 아주 나중까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절대로 잊어먹을 수 없는 나쁜 기억 중 하나가 됩니다. 내가 잘못했어도 혼나면 기분이 나쁜데 잘못하지 않은 일로 여러사람 앞에서 혼나는 기분을 누가 어떻게 잊겠습니까. 그 선생 얼굴은 아직도 안 잊어버립니다. 나중에 만나면 꼭 복수하고싶어요. 나를 아프게 했지만 미안해하지도 않았으니까요.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에 대해서 깨닫기 (0) | 2019.01.21 |
---|---|
공부가 힘든 나란 사람 (0) | 2019.01.18 |
삶이 쉽지 않은 이유 (1) | 2019.01.15 |
선배들의 시중을 들면서 산다는 것 (1) | 2018.08.05 |
지난 선생님에 대해서 (0) | 2018.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