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발상이 상당히 새로운 책이었습니다.
세종과 정조가 대화하는 방식입니다.
책을 읽다가 저에게 와닿은 구절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임금이 직접 찾아갈 수 없는 먼 지역은 비밀리에 감찰과 어사를 파견하면 된다. 고을 수령의 탐욕스러운 행실로 인해 고통 받는 백성은 없는지, 고을 수령이 가혹한 형벌을 사용하지는 않는지, 백성들이 굶주리고 헐벗어 고생하고 있지는 않은지, 처지가 어렵고 딱하지는 않은지, 원통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도 도움을 못 받고 있지는 않은지를 모두 확인하여 임금에게 보고토록 해야한다. 한갓 소문도, 임금에 대한 비판도, 정책에 대한 의견도, 백성들의 이야기는 그 어떤것이라도 모두 전하게 해야 할 것이다.
- 저는 딱히 감찰이나 어사가 아니더라도, 요즘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닐까 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저도요. 어렵고 곤란해 하는 사람들을 도와줘야하는데, 요즘 다들 살기 각박해서 그런지 점점 그 미덕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저부터라도 주변을 열심히 살피고 싶습니다.
2.
인재는 예나 지금이나 오로지 위에있는 사람이 어떻게 인도하고 이끌어주느냐에 달려있을 뿐이다. (인재의) 전체를 취하는 경우도 있고 한 가지 재능만 취하는 경우도 있다. 현명한 자와 불초한 자, 지혜로운 자와 어리석은 자, 높은자와 낮은 자를 각기 그 쓰임에 맞게 배치하는 것이니, 이를 총괄해 헤아려 보면, 단 한 사람이라도 쓰지 못할 사람이란 없는 것이다.
- 요즘에는 인재가 없다, 요즘 사람들은 열심히 하지 않는다면서 '개인'탓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이나 위인들의 대부분은 좋은 스승이나 선배로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가르쳐줄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개인탓만은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구절이 참 와닿았습니다. '위에 있는 사람이 어떻게 인도하고 이끌어주느냐에 달려있다.'
3.
올바른 여론을 즐겨 들으시고, 전하의 뜻을 어긴다 하여 싫어하지 않음으로써
선한 것을 받아들이는 도량을 넓히십시오.
..... 자신을 굽히는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아서
남을 이기려는 사사로운 마음을 버리셔야 합니다. - 이이
4.
무릇 지나친 표현을 사용하고, 사사로운 욕심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개입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비판의 내용이 옳거나, 비판하게 된 근거에서 내가 책임져야 할 바가 있다면 그것은 나의 잘못이니 벌을 주어서는 안 된다.
-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는, 상대가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말을 "싸가지 없이"하면 맞는 말도 틀렸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외국의 경우에도 "Watch your tone"이라며 억양을 너무 쎄게 말하지 말고 톤 정리좀 해라, 한 마디로 "말조심 해라"라고 경고하긴 합니다. 그래도 상대방이 맞는 말을 한다면 받아들이는 문화더라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일단 무조건 안 받아들이고 상대방이 "싸가지 없다"고만 합니다. 참 발전적이지 못한 문화 같습니다. 고쳤으면 좋겠습니다.
5.
명심하라. 임금이 자신에게 간언하는 말에 조금이라도 불편한 심기를 보이면, 신하들의 대다수는 군왕에게 거스르는 말을 절대 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다보면 충언을 들을 기회는 영영 없을 것이다.
- 보통 내가 진짜로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은 나에게 웬만하면 말을 걸지 않고,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뒤에서 씹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듣기싫은 말을 해주는 사람은 사실 나에게 최소한의 정은 남은 것입니다. 그러니까 듣기 싫은 말을 해도 열심히 참아가며 듣다보면 나에게 약이 될 것입니다.
6.
지금 보면 침묵하는 것이 풍속이 되었고, 언로는 막혀서 대각(임금에 대한 간언을 담당하는 기관)에 몸가짐이나 말, 의논이 볼만한 자를 보지 못한 지 오래 되었다. 임금의 잘못에 대해서 간언하는 말들은 더더욱 사라졌다. 이는 대소 신료들이 각기 자신의 사사로움만 추구하고 구차하게도 일신의 편안함만 바라는 것을 세상 살아가는 좋은 방편으로 여겨, 국가의 안위는 상관하지 않고 세상의 도리가 문란한지 융성한지 여부도 염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7.
사람들은 "어찌 평화로운 세상에 성을 쌓습니까?"라며 의아해하지만 편안한 때일수록 위태로울 때를 대비하여 경계하는 것이 나라를 위하는 도리이다.
..... 평온한 시기일수록 위태로운 시기를 대비하여 학문에 힘쓰고, 마음을 단련하여야 하는 것이다.
..... 임금이 평소 자신을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 까닭도 이와 같다. 장차 위급한 시기를 만났을 때 당당히 이를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스스로 단련하기 위함이다.
8.
산보다 더 높은 것이 없고
바다보다 더 넓은 것이 없지만
바다는 산을 포용해도 산은 바다를 포용할 수 없다.
사람의 가슴도 바다처럼 드넓어야지
오로지 높은 것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 정조
9.
맹목적 추종은 답습이다. 우리는 세종과 정조의 뒤를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분들이 추구하고, 이루고자 했던 바를 좇아가야 한다.
두분의 업적이 아니라 정신을 배워서 오늘날에 맞게 새롭게 재창조해내야 하는 것이다.
- 너무 좋은 말이다..
이 외에도 마음에 새길만한 구절이 참 많습니다.
여러차례 읽으면 읽을 수록 삶에 대한 자세를 단단히 여밀 수 있을 것 같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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