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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삼국지 중에서 감명깊은 구절이 있었습니다. 유비가 조조와 전쟁하던 중 참패를 당한 후 자결까지 생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때 관우가 형님을 위로하고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 이런 말을 합니다.



병가에 승패는 언제나 있는 일입니다. 사람의 성패에는 늘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개화할 것이며, 때를 얻지 못하면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 없습니다. 긴 인생을 살면서 일이 뜻대로 될 때에도 자만하지 않고, 절망의 늪에 빠졌다 할지라도 실의에 잠기지 않고,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물러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 아니겠습니까?

인내를 해야 할 시기가 몇 번식은 찾아 오는 법 아니겠습니까.


앞서 써서 아시겠지만 저도 현재 어렵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언제쯤 이 어려운 시기가 끝나고 내가 가진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늘 고심하고있고, 왜 다른사람보다 내가 훨신 더 늦을까 하는 자책과 자괴감마져 드는 시기입니다. 이럴 때 관우가 한 말을 접하니 참 위로가 됩니다.

사람의 성패에는 늘 때가 있기 마련이다. 때가 오면 자연스럽게 개화할 것이며, 때를 얻지 못하면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 없다.

이 말이 저를 많이 보듬어주네요. 뭔가 내 탓이 아니라는 말 같고, 아직 때가 아니라는, 모든게 세상 탓이라는 느낌을 주어서요. 역시 힘들때는 남탓, 사물탓, 세상탓이 가장 저에게 이로운 것 같습니다.


관우는 혹시 힐링이 사람으로 태어난 것 아닐까요? 전장에서 유비를 도와서 힐링해주고, 적들을 많이 무찔러주어서 아군의 희생을 줄이고, 심지어 유비의 멘탈까지 치유해주니 말입니다. 저도 관우같은 사람을 만나고싶고, 관우처럼 되고싶습니다.




조조의 이야기도 인상깊습니다. 조조가 원술과 싸울때 입니다. 원술의 거대한 군사력에 짓눌려 모두가 조조의 패배를 바라볼 때 열심히 꾀를 내고 부하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 결국 승리를 거둡니다. 


그 때, 원술이 가지고 있던 물품에서 한때 조조의 패를 예견하고 원술에게 붙으려고 했던 몇몇 장수들의 이름목록을 보게 됩니다. 저는 이 때 조조가 그 목록에 있는 전부를 처단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라면 그렇게 했을 것이니까요. 이기고 있는 와중에도 배신감에 치를 떨며, 내가 약해질 때 나를 버리려고 했던 충심이 가벼운 장수들이라며 모두 목을 쳤을 것입니다. 그러나 조조는 달랐습니다. 


승리가 확신되어있는 상태에서였을지는 몰라도, 그들의 목록을 훑어보고는 즉시 불 태워 못 본척 해준 것입니다. 정말 사람을 얻을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장수들의 입장에서는 그 목록을 들킨 이상 죽은목숨이라고 생각 했을 것입니다. 조조가 끌어내기 전에 먼저 스스로 목숨을 끊어야하나 라는 생각을 했을 장수들도 있었겠지요. 그런 장수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라도 한 듯 조조는 용서해주어 그 사람들의 목숨을 살려줍니다. 제가 그 장수들이었다 해도 제 목숨을 살려준 조조에게 충성을 바칠 것 같아요. 조조의 간사하고 건방진 모습을 보고 역시 본받을 만한 것은 없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장면을 보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간웅에게도 배울것은 있었습니다. 저도 옹졸한 마음을 조금 넓게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야 사람을 사귀는데 있어 조금 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삼국지는 여러 인물이 나오기 때문에 제가 독서하면서 느끼게 되는 점들도 참 많은것 같아요. 아직 안 읽으셨다면 꼭 읽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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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삼국지 중 제 5권을 읽고 있습니다. 정말 재미있네요.


얼마 전부터 저는 인생에서 좀처럼 성취감을 느낄 수 없고 힘든 시기를 겪고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이 잘 나가는 것 같았거든요. 일이 제 생각만큼 잘 풀리지 않고 정체되는 느낌만 계속되자 저는 롤모델을 바꿔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은 인정많고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하고 예의와 매너의 상징인 유비처럼 살아야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야 인간이 인간답고 나 스스로에게 만족 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유비처럼 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왜냐하면 난 유비의 인성을 닮고싶은 동시에 인성은 내다 버리고 성공을 좇고 드디어 성공을 해내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또 샘내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인성과 도덕성을 갖춤과 동시에 성공을 하고싶었던 저는, 현실에서 살아보니 절대로 그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고 좌절했습니다. 그래서 정도를 지키지 않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보낼 내적 질타 및 비판 그 이상으로 그 사람들에게 분노하고 있었어요. 동시에 그 성공을 부러워하는 저의 이중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삼국지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조조처럼 살아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조조처럼 성공을 위해서 언젠가는 인성을 버리고 또 언젠가는 멋진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자신과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는 그를 본받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그를 존경하기 조금 힘든것이 사실입니다. 자신을 도와주려 밥상을 차리던 일가족을 잘못된 판단으로 몰살시키고도 아무렇지 않아하는 그, 그리고 그와 다르게 죄책감을 느껴 자신을 책망하는 사람을 오히려 비난하고 그릇이 작다고 평하는 그, 여색에 빠지고 가족을 잃은 후 여색에 빠진 본인을 반성하기 보다는 그 여인을 탓하는 그, 황제를 모시면서도 황제의 권위를 넘어서서 언제든지 죽일 것 같이 굴어 허수아비를 만들고, 본인이 곧 황제라는 말을 일삼는 건방진 그를 아직 좋아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그의 성공과 판단력, 추진력을 모두 본 받고싶은데, 그러기에 조조라는 사람은 사랑하기 힘든 인물인것 같습니다.


그리고 읽다보니 왜 중국사람들이 관우의 사당을 모시고 신처럼 생각하는지 알 것 같았어요.

그는 유비보다 더 도덕적이고 원칙이 있으며 의리가 있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실력까지 있으니 언제든 적이 될 수도 있는 조조마저도 관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겠지요. 당분간은 관우를 롤 모델로 삼아 지내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을 키워야겠지요. 제가 어떤 것에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해야하기도 하겠군요. 

하긴, 마음의 여유는 실력 또는 재력에 있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체력까지 있으면 더 좋구요.  오늘도 인생의 방향이 정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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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크레마 사운드를 이용해서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읽던 중 황당한 장면이 아름답게 그려지기에 그에 관해 생각을 한 번 써보려고 합니다.



여포에게 소패를 빼앗긴 유비는 조조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 말을 타는 중에 유안 이라는 사냥꾼을 만납니다. 그 사냥꾼은 어진 유비를 바로 알아보고 맛있는 식사를 대접합니다. 유비는 상 위에 있던 고기가 특히 맛있어 "무슨 고기냐."고 묻지요. 그러자 사냥꾼은 "이리 고기입니다."라고 대답합니다.



밑에는 스포가 있습니다. 읽으실 분들은 스크롤 내리지 마세요.









다음날 유비는 길을 떠나기 위해 집을 떠나려던 중 어떤 여인이 집에서 죽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유비는 그것을 보고 유안에게 어찌 된 일이냐고 묻지요. 다 알면서 그냥 한 번 물어보는거죠.


아무튼 그러자 유안이 "실은 먹을 것이 없어 아내를 죽여 그 고기를 대접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유비는 감동을 하지요. 무려 감동을 합니다. 충격스럽게도 감동을 합니다. 감동을 했습니다. 유비가.




이 부분이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아무리 옛날 소설이지만 가족 구성원을 죽여 손님을 대접한 그를 보고 감동하는 장면이 말이 되나요? 

이 부분은 시대가 바뀌어서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유비의 본성을 드러내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극진히 대접할 사람이 있어 가족을 죽인 유안이라는 인간이 사람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또 유비 또한 어려운 집에 방문해서 민폐를 끼친것으로 모자라 자신을 대접하기 위해 피해자가 되어야 했던 아내에 대해 미안함은 커녕 무고한 사람을 살인한 살인자 유안에게 감동이라니요.



그러고도 유비가 성품이 어질고 타인에게 배려가 넘치며 백성을 사랑하는 위인으로 추앙 받는다니 황당합니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도 아니고, 부모를 봉양해야하는데 가난해서 작은 물건을 훔친것도 아니며, 배가 고파서 눈 앞에 있는 식탁위의 음식을 훔친 것도 아닙니다. 

한 사람을 죽이고 그 고기를 먹인 사람에게 감동이라니,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읽고 또 읽어보아도 어처구니가 없고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렇지만 유비나 유안이나 모두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입니다. 정말 모순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이제 영웅이나 위인라는 단어로 그 사람의 치명적인 과거와 언행을 포장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주 순수 무결한 영웅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위인'들이 그 미명아래에 포장되어 영웅으로 불리워서는 안된다는 말 입니다. 

전쟁터도 아닌 곳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과 남의 가족의 생명을 경시하고 멸시하는 것은 영웅이라고 부를 수 없습니다. 착한 살인자는 없는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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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 크레마 사운드로 읽고있습니다.


원래는 알라딘에서 중고로 이문열의 삼국지를 전권 사서 읽고있었는데요, 아무래도 휴대성이 없고 불 없이는 자기전에 읽을 수 없어서 재작년에 산 책을 아직 2권째 밖에 못 읽었어요. 그런데 역시 크레마 사운드로 읽으니까 술술 읽히고 눈에 피로도 없고 밤에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네요. 크레마사운드에서 읽을 책을 구매할 때 이문열의 삼국지는 있으니까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읽어야겠다 싶어서 이것으로 구매 했습니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는 조금 더 읽기 쉽습니다.  묘사도 너무 길지 않고요 어려운 어휘도 별로 없어서, 왠지 삼국지하면 딱딱하게 느껴져서 안읽으셨던 분들에게 참 좋습니다. 그냥 재미있는 소설책 읽는 느낌이에요.


대신에 이문열의 삼국지는 인물이나 사건의 묘사를 아주 자세하게 서술하고, 인물의 평도 같이 적혀있어서 자칫 사건의 표면적인 부분만 읽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세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삼국지를 한 번 읽고 또 읽고 싶은 분들은 두 작가 것 모두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실 것 같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은 좀 속 터지는 부분이었어요. 조조의 다 보이는 술책인데도 황제의 명이라며 전장으로 나선 착한데 답답한 친구 유비와 그의 거칠고 화딱지 많이 내지만 가족에겐 착한 장비의 이야기 부분이었어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 

유비가 전장에 나서려는데 성을 지켜줄 사람이 없어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장비가 나서서 '자신을 믿어달라. 절대 술 안먹고 사고 안친다.'며 성을 지키게 해달라고 했고, 모두가 '아니요.. 넌 안돼...'를 외칠때 유비가 '네' 하는 바람에 장비가 성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물론 장비는 본인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아끼던 술잔들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깨서 버려요. 그 모습을 본 유비는 장비를 믿고 성을 떠나 전장으로 갑니다.


근데 읽던 저도 느꼈듯이 술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술잔이 없어서 술을 못먹던가요. 장비는 어쨌거나 술을 또 엄청나게 마신 후 부하직원들에게 갑질을 하고 패고 난동을 부립니다. 옆에서 말리려는 동료도 다 패고 술 취해서 지 잘났다고 못난이처럼 굴어요.


이 부분을 읽고 너무나도 답답했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이 부분에 대한 독후감 하나 써야겠다 싶었어요. 흔히들 삼국지를 읽을 때 한 번 책을 던지는 곳이 있다고들 하잖아요, 전 그 부분이 나오기도 전에 이 부분에서 책 한 번 던질 뻔 했습니다. 장비라는 고비를 넘기 어려웠어요.


남들이 우려할 때 믿음을 못 준 지난 날의 본인의 행동에 반성 없이, 그저 본인을 못 믿어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사나이 장비. 이성으로 본성을 억누를 수 없는 사나이. 이성적이지 못하고 유혹에 너무나도 약한 사나이. 그래서 결국 의형제의 소중한 성과 백성과 가족까지 내팽겨치고 본인 몸만 홀홀 살아나온 사나이. 자신이 믿는 것이라곤 힘과 잔인함 뿐인 사나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으로 으스대며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휘두르는 사나이.


장비는 용맹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용맹이란 좋은 단어가 장비에게도 쓰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용맹하다면 술 먹은 정신에도 형님의 가족은 어떻게든 지켰어야죠. 술 못 끊는 의지박약한 주취폭력자가 장비에게 어울리는 수식어같아요.



그리고 장비의 그 고집을 다 들어주는 유비... 이래서 일은 가족하고 하는 게 아닌가봅니다.



사실 장비의 저런 모습은 요즘 사는 주취폭력자들하고도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참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몇 백년, 몇 천년이 흘러도 사람들 사는게 참 비슷하구나 싶어서요. 왜 저런 악질적인 성격들은 고쳐지지 못할까요. 어떻게 그 사람들은 남들이 따가운 시선도 잘 견디고 계속 나쁜짓을 할 수 있을까요. 정말 궁금하네요. 언젠가 그 것을 다룬 책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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