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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기생충을 보고 왔습니다. 기생충이란 영화는 한 마디로 재미있지만, 씁쓸한 영화입니다. 어쩌면 씁슬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했을수도 있지요. 저는 이 영화를 보라고 추천하고싶습니다.

 

이 후기에는 무조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안 보신분들은 절대 읽지마세요.

 

 

이 영화를 보며 느낀점은 정말 단초적이지만, 거지근성이 가지고 있지 않은 "선"에 대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느정도까지만 행하겠다.'라고 하는 선이라는 게 없습니다. 그게 이 영화에서 말하는 "계획"이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많이 와서 침수가 된 집 때문에 한 순간에 나앉아버린 그들의 아버지는 이야기합니다. '계획에 성공하는 방법은 계획을 세우지 않는거다.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애초에 실패할 일도 없다.'라고요. 맞는 말이긴하지만, 합리화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 계획이 없는 바람에 그들이 그들의 영역을 세워놓지 않았고, 그랬기 때문에 그들의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첫째가 세운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채 새로운 방법을 강구했다면 삶이 점차 나아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이 새롭게 시작한 일을 하되, 그들의 큰 틀이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가진 것에 만족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제가 앞서 말했듯, 선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기사일을 하면서도 깨끗한 옷을 입거나 몸을 깨끗하게 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가서 일을 해서 고용주에게 불편을 주고 말았습니다. 고용주는 말동무를 채용한 게 아니었습니다. 그저 하는 일을 똑부러지게 하는 좋은 기사를 원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보다 어린, 젊은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할 지 몰랐나봅니다. 흔히 어른들이 하는, 그러나 젊은사람들은 치를 떠는 말투들로 고용주를 가르치듯 말하는 몇몇 대사에서 고용주는 심한 불편을 느낍니다. 그러나 선이 없는 그는 그게 무엇인지 모르고 같은 잘못을 거듭 반복하고 맙니다.

 

 

어머니는 아주 잘했습니다. 어머니를 채용한 고용주는 가끔 말동무가 필요했고, 그 곳에 어머니가 아주 적격이었습니다. 음식도 잘하고 집안일도 잘하고, 말도 잘 통하는 유능한 직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가 몸에 익혀왔던 과격한 행동들이 그에게 독이 되고 말았습니다. 순간을 모면하려 했던 한 번의 발차기는 어이없게도 상황을 바꿔놓고 말았습니다.

 

 

첫째는 아주 배은망덕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못내 부탁한 사람을 끝내는 만납니다.

그 친구가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임에도 그는 아무 죄책감이 없습니다. 또, 그 친구의 연령에 대해서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 아주 꼴불견이었습니다. 물론 그 친구 또한 첫 째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거란 걸 안다는 듯한 모습이긴 했습니다. '니까진게 뭘해.' 혹은 '넌 아직 때가 안 묻었으니까 괜찮을거야.'같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지근성을 가진 첫 째는 이 기회를 절대 놓치려고하지 않았습니다. 도덕적 바운더리가 없는 그는 그저 잡히는대로 취할 뿐이었습니다. 그게 가져본적 있 것이든 없는 것이든 무조건 잡히는대로 담아 넣으려고 했습니다.

 

 

둘째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솟구쳐오르는 변기 위에 앉아 그저 담배를 피울수 밖에없는 처량한 처지의 씬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본인도 어찌할 도리가 없으니 그저 덮어놓고 위에 앉아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인 모습. 정말 슬픈 장면입니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것도 둘째입니다. 홍수가 나서 모두가 나앉게 된 상황에서, 아버지는 집안의 가보라고 할 수 있는 아내의 '투포환 상장'을 챙기고, 첫째는 친구가 준 '수석', 우리집을 일으켜줄 것이라는 미신을 챙깁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이 두 물건들은 비가 와서 집이 침수되는 상황에는 전혀 쓸모가 없는 것들입니다. 둘째는 그런 미신이나 자신의 자존심을 챙겨줄 것이라 믿어지는 물건자체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처량한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지요.

 

 

아무튼 이들은 끝내 선을 지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마침네 자기들을 먹여주는 고용주들의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그들이 노력해서 얻은 돈으로 산 물건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씁니다. 마치 주인처럼요. 이 부분이 가장 꼴불견이었습니다. 저라면 그렇게 하지 못했을것입니다. 그 집에 아무도 없다는 걸 알아도 내 집에가서 잘 것 같습니다. 절대 그 집에서 무언가 할 시도를 하지 못할 것같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이 안 갑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정말 보기 힘들었습니다. 난장판을 만들고 마음껏 취해버리는 모습.. 다시 생각하고싶지 않은 장면입니다.

 

그런 선 없던 그들은 결국 이름에 빨간 선을 새기게 됩니다. 자신이 한 행동 때문에, 자신이 앞으로 할 행동 바운더리를 긋게되는, 바운더리가 정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첫째는 그 것이 아직도 우습다는 듯 계속해서 웃습니다. 그는 아직도 그 선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얄팍한 법망 아래에 그의 행동은 아직 자유로울 수 있다는 듯 웃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희망을 품게됩니다. 무엇인가 할 것이라는 생각. 어떤 계획이 있는듯한 생각을요. 그가 한 생각은 실현가능성이 별로 없기때문에 그저 희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들의 시작은 '팔자 한번 고쳐보자.'의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작은 기회가 왔으니까 다 같이 열심히 해보자.' 였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 작은 거짓말들이 모여 큰 사건을 치고 말았습니다. 그 점은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은 꼭 한번 보셨으면합니다. 아마 저와는 다른 부분이 먼저 보이실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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