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크레마 사운드로 읽고있습니다.
원래는 알라딘에서 중고로 이문열의 삼국지를 전권 사서 읽고있었는데요, 아무래도 휴대성이 없고 불 없이는 자기전에 읽을 수 없어서 재작년에 산 책을 아직 2권째 밖에 못 읽었어요. 그런데 역시 크레마 사운드로 읽으니까 술술 읽히고 눈에 피로도 없고 밤에도 읽을 수 있어서 참 좋네요. 크레마사운드에서 읽을 책을 구매할 때 이문열의 삼국지는 있으니까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읽어야겠다 싶어서 이것으로 구매 했습니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는 조금 더 읽기 쉽습니다. 묘사도 너무 길지 않고요 어려운 어휘도 별로 없어서, 왠지 삼국지하면 딱딱하게 느껴져서 안읽으셨던 분들에게 참 좋습니다. 그냥 재미있는 소설책 읽는 느낌이에요.
대신에 이문열의 삼국지는 인물이나 사건의 묘사를 아주 자세하게 서술하고, 인물의 평도 같이 적혀있어서 자칫 사건의 표면적인 부분만 읽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도 세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요.
삼국지를 한 번 읽고 또 읽고 싶은 분들은 두 작가 것 모두 읽어보시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실 것 같습니다.
오늘 읽은 부분은 좀 속 터지는 부분이었어요. 조조의 다 보이는 술책인데도 황제의 명이라며 전장으로 나선 착한데 답답한 친구 유비와 그의 거칠고 화딱지 많이 내지만 가족에겐 착한 장비의 이야기 부분이었어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
유비가 전장에 나서려는데 성을 지켜줄 사람이 없어 고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장비가 나서서 '자신을 믿어달라. 절대 술 안먹고 사고 안친다.'며 성을 지키게 해달라고 했고, 모두가 '아니요.. 넌 안돼...'를 외칠때 유비가 '네' 하는 바람에 장비가 성을 지키게 되었습니다. 물론 장비는 본인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아끼던 술잔들을 모두가 보는 앞에서 깨서 버려요. 그 모습을 본 유비는 장비를 믿고 성을 떠나 전장으로 갑니다.
근데 읽던 저도 느꼈듯이 술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술잔이 없어서 술을 못먹던가요. 장비는 어쨌거나 술을 또 엄청나게 마신 후 부하직원들에게 갑질을 하고 패고 난동을 부립니다. 옆에서 말리려는 동료도 다 패고 술 취해서 지 잘났다고 못난이처럼 굴어요.
이 부분을 읽고 너무나도 답답했습니다. 너무 답답해서 이 부분에 대한 독후감 하나 써야겠다 싶었어요. 흔히들 삼국지를 읽을 때 한 번 책을 던지는 곳이 있다고들 하잖아요, 전 그 부분이 나오기도 전에 이 부분에서 책 한 번 던질 뻔 했습니다. 장비라는 고비를 넘기 어려웠어요.
남들이 우려할 때 믿음을 못 준 지난 날의 본인의 행동에 반성 없이, 그저 본인을 못 믿어주는 주변 사람들에게 서운함을 느끼는 사나이 장비. 이성으로 본성을 억누를 수 없는 사나이. 이성적이지 못하고 유혹에 너무나도 약한 사나이. 그래서 결국 의형제의 소중한 성과 백성과 가족까지 내팽겨치고 본인 몸만 홀홀 살아나온 사나이. 자신이 믿는 것이라곤 힘과 잔인함 뿐인 사나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힘으로 으스대며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휘두르는 사나이.
장비는 용맹의 상징이라고 하지만 용맹이란 좋은 단어가 장비에게도 쓰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용맹하다면 술 먹은 정신에도 형님의 가족은 어떻게든 지켰어야죠. 술 못 끊는 의지박약한 주취폭력자가 장비에게 어울리는 수식어같아요.
그리고 장비의 그 고집을 다 들어주는 유비... 이래서 일은 가족하고 하는 게 아닌가봅니다.
사실 장비의 저런 모습은 요즘 사는 주취폭력자들하고도 비슷하잖아요. 그래서 참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몇 백년, 몇 천년이 흘러도 사람들 사는게 참 비슷하구나 싶어서요. 왜 저런 악질적인 성격들은 고쳐지지 못할까요. 어떻게 그 사람들은 남들이 따가운 시선도 잘 견디고 계속 나쁜짓을 할 수 있을까요. 정말 궁금하네요. 언젠가 그 것을 다룬 책이 있다면 꼭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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