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아무 이유없이 아이패드 6세대가 사고싶다. 그냥 갖고싶다. 그냥 사서 그 펜슬이랑 필기하면서 공부하면 왠지 잘 될것 같다. 그런데 한 편으로는 내가 공부 안 할 것도 알고, 그걸 산다고 해서 더 잘 되는것도 아니고 집에는 이면지가 넘쳐나기 때문에 이면지에 대충 해서 공부하면 된다는 걸 안다. 알면서도 아이패드 6세대가 사고싶다. 내 마음을 유투브도 아는지 매번 "관심없음"을 누르는데도 불구하고 연관시켜서 보여주곤 한다. 사면 안되는데, 돈도 없는데. 그렇다고 중고를 살 생각도 없는데. 사도 잘 안 쓸걸 알고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내가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내가 노력을 안 하는 정도보다 더 심하게 운이 없는데, 왜인지 잘 모르겠다. 삶에 있어서 굴곡이 아무리 있어도 정도껏 굴곡이 있어야 하는 것인데, 중간이 없이 더 구덩이로 빠지는 느낌만 드니까 솔직히 가끔은 그냥 살고싶지 않을 때가 있다. 곧 끝없이 삶을 원하곤 하지만. 노력이 없어도 결실이 있는 사람이 있고, 노력을 안 해도 그 정도로 실패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은데 유독 나만 그 실패의 깊이와 넓이가 더 한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다. 남들보다 더 망신을 당하는 것 같고 남들보다 더 불평도 많이 사는 것 같고 남들보다 더 안 좋은 쪽으로 눈에 띄는 것 같다. 아무리 열심히 숨어 살려고 해도 남의 눈에 너무나도 잘 보인다. 나의 성격이 문제일수도 있으니까 조금 더 조심하면서 살려고 노력해야겠다. 그래도..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좋아하는 걸 못하고 사는데도 적당한 보상은 커녕 더 못하고 살길 바라는 것 같다. 내 인생이. 언제까지 내가 내 인생을 기다려 줘야 할지 모르겠고, 언제까지 내가 이렇게 눌려져 있어야 하는 지 모르겠다. 뭘까. 내가 얼마나 더 노력을 해야할까. 이런생각을 하다보면 내가 나를 의심하게 된다. 내가 과연 노력은 한 걸까. 내가 노력을 했을까. 아무것도 안 한건 아닐까. 아무것도 안 했으면서 이것도 하고싶고 저것도 하고싶어하기만 하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 나에게 "너는 잘 될거야. 너는 잘 할거야."라고 끊임없이 말 해줬으면 좋겠다. 아니어도 좋으니까 그냥 그렇게 말 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널 도와줄게."라고 말 해줬으면 좋겠다. "니가 아직 니 운을 못만난거야."하고 말 해줬으면 좋겠다. 내가 나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들을 이길 수 있는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다.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강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좀 더 신경질적이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하나하나에 자존심 상하거나 화내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운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운이 무지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내가 일을 그만두고싶은 생각이 안 들게 직장에서 내가 적당히 결실을 얻었으면 좋겠다. 누군가 나의 장점을 알아봐줬으면 좋겠다. 계속해서 나쁜 사람들만 만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내가 마음 기댈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누군가 나를 깊히 생각해주고 사랑해주었으면 좋겠다. 모든것이 내 위주로, 모든 좋은일이 모두 내 중심으로 일어났으면 좋겠다. 더이상 보조 역할은 너무 질리고 힘들다. 남들이 쉽게 되는 것 처럼 나도 쉽게 되었으면 좋겠다. 남들이 나에게 휴직했었냐고 물어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나를 스스로 병신같다고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