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책

<야간비행>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한겨을 2019. 10. 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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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 책을 잘 읽었긴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왜 책 읽을 때 번역가 타령을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번역이 책 읽는 데에 정말 정말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어나 다른 언어버전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보통 외국에서 남편을 부를 때 Sir이나 Mr.이라는 표현을 쓰나요? 아니면 우리나라처럼 존댓말을 하는 다른 말이 있는 것입니까? 제가 읽은 책은 희한하게도, 남편에게 아내가 존댓말을 하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외국말로 존댓말을 하려면 아주 대단한 영국의 어딘가이거나 Sir, Mr 등을 써서 표현하는 방법이 있다고 하긴 하던데, 제가 궁금한 것은 외국에서 와이프가 남편한테 존댓말을 그래서 하냐 안 하느냐입니다. 만약 안 한다면 제가 읽은 이 책은 번역의 오류라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와이프가 남편한테 그냥 평범한 존댓말을 하는 게 아니라 무슨 아버지한테 하듯이 존댓말을 하는데, 진짜 이상하게 읽혔어요. 요즘에 세간의 화두인 불편과 안 불편을 떠나서 읽는데 방해가 되었습니다. 한 영화에서 Mother...로 시작하는 욕을 '어머니'로 번역한 것이 불편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것처럼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정도의 기분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이건 뭐 초월 번역도 아니고 왜 이렇게 해놨는지 모르겠어요. 어느 출판사의 누구 번역가인지 말하고 싶지만 제가 그동안 쓴 게시물에 비하면 너무 과격한 표현들이 쓰여있어서 굳이 밝히진 않겠습니다. 아무튼 저도 이제 왜 사람들이 번역가 타령을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번역이란 것이 참 중요한 요소였군요.

 

아무튼 책에 대해 간단히 말 하자면, 비행에 대해 아주 낭만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투철한 직업정신도 느낄 수 있었고요.

 

그렇지만 완벽성이란 뭘까요? 이게 정말 필요한 걸까요? 장인정신은 프리랜서일 때만 좋은 말 같습니다. 회사에서 어떤 팀에 소속되어있는데 완벽을 추구하고 투철한 장인정신으로 근무한다면 옆에 다른 직원들이 피곤하지 않겠습니까?? 제가 읽은 이 책의 어떤 캐릭터는... 저로 하여금 이런 것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물론 리더라는 것은 고독하고 힘든 것이지만... 아량도 때로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아주 조금은 우울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뭔가 신나는 내용은 아니고요 뭔가 약간 나른하고 감상에 젖어있는 책이기 때문에, 우울한 사람들이 보시면 조금 우울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힐링이나 조용하고 잔잔한 내용의 소설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책이 안성맞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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