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수경재배 도전 2 - 수경 팟 만들기
모종을 기르기 딱 좋은 4월.
드디어 모종이 왔다.
나는 유투브에서 보고 배운대로 집에서 버려지기만을 기다리던 스티로폼 박스를 구해서 뚜껑을 커피컵 크기로 잘랐다.
커피컵은 인두로 화분마냥 지져서 구멍을 뚫고 그 컵에 모종이 서있을 만큼의 작은 돌을 채운 뒤 모종을 넣었다.
모두 밤 11시에 퇴근하고 일어난 일이다.

민트, 로즈마리, 바질, 로즈마리이다.
푸릇푸릇하니 기분이 너무 좋다.
로즈마리의 경우 저렇게까지 길러졌다면 죽을 확률이 거의 없다고 하니 하나만 사도 될 것 같다.

당귀, 신선초, 방풍 중 하나다. 아마도 그렇다.
그리고 작은 친구들은 상추와 깻잎이다. 아주 귀엽다.
스티로폼 박스에 구멍을 뚫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소음과 스티로폼 가루만 참을 수 있다면 쉽다.
스티로폼 작스를 수경재배용으로 만들 경우 주의점은 있다.
보통 스티로폼은 높이가 꽤 길기때문에, 원하는 크기로 잘라 높이를 낮춰줘야 물이 필요이상 들지 않는다.
스티로폼 박스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물이 너무 많이 들어가 이동이 쉽지 않고, 물 교체할 때 물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상추, 깻잎이다.
스티로폼 박스가 모자라서 재활용품으로 버려지기만 기다렸던 플라스틱을 가지고 활용하게됐다.
일단 모종은 플라스틱 소주컵에 잘 고정시킨뒤에 저렇게 물을 담아 담궈놨다.
시작은 미미하지만 앞으로 서서히 정리해가면된다.
사회생활을 해보니 사회가 딱히 체계적으로 돌아가지 않다는 걸 뼈저리게 느낀다.
마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처럼 일단 이것 저것이 마구 뭉쳐져서 대충 삐그덕 대며 계속 움직이고, 내부에서도 대충 살림살이 갖춰서 살아가고 그런다.
회사든 사회든 먼 벌치에서 보면 진짜 쓰레기가 따로 없는데, 그 쓰레기를 계속 뭉쳐놓고 어떻게든 가게 하는게 사회의 일원들이 월급받고 하는 일이었다.
"딱히 체계가 없다."
따라서 결코 시작이 완벽할 필요가 없다.
굴러가기만 하면 된다.
점차 수정하면 된다.
그렇게 또 다음날의 노예생활을 위해 서둘러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