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공부가 힘든 나란 사람

한겨을 2019. 1. 1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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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공부는 힘듭니다. 수 십년째 공부하고 있는 저도 힘들고, 이제 초등학생인 어린아이도 공부는 힘듭니다.


솔직히 어릴때는 내가 왜 이걸 해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실생활에 쓰이지도 않는 이 걸 왜 알아야 하는지 몰라서 힘들었고,

지금은 그냥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힘들고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지도 못한 채 앉아서 다른 걸 읽고 있는 삶 자체가 힘들며, 놀고싶은데 공부해야 하는 것이 힘듭니다. 우리가 이렇게 똑같이 힘들다고 해서 위안이 될까요? 제가 생각 할 때 공부는 성적이 잘 나올때 위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공부는 집중을 해서 앉아있든, 집중을 못하고 앉아있든, 어쨌든 책을 펴고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입니다. 그런데 집중을 잘 해서 앉아있다가 성적을 잘 받으면 그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이고 집중을 못해서 앉아있다가 성적을 못 받으면 스트레스가 중첩되는 것입니다. 특히 열심히 안 하고 나서 좋은 성적을 바랬다가 나쁜성적을 받고 기분이 잡치는 때에는 자괴감이라는 감정 하나가 또 쌓이기 때문에 이중, 삼중고 인 것입니다. 


지금 제가 이런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열심히 안했는데 성적을 못받아서 짜증나는 상태요. 열심히 안 해놓고 자존심만 상한 상태. 옛날에는 공부 잘 해서 좋은 대학교도 나왔는데 이제 와서 왜 이럴까. 남들도 다 하는데 나는 왜 이럴까 라고 생각하는 상태.


그러나 저는 저이기 때문에 저를 아주 조금은 이해하고 또 그런 면에서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성적을 받고 생각해보니 제가 준비하는 이 시험은 제가 학교 다닐 때 정말로 못하는 과목이었습니다. 단지 수학이나 산수라는 큰 산에 가려져 있어서 내가 못 하는 것인지를 잊고 지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과목하고 똑같은 강도로 공부를 했습니다. 이번 성적을 받고 이제서야 깨달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내가 얼마나 여태까지 안일하게 공부를 했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잘 못하는 과목은 잘 하는 과목에 비해 좀 더 강도를 높이고 시간을 많이 들여야 했습니다. 여태 스스로의 상태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전적으로 그 이유때문만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저의 이 상태를 깨달은게 실패 속에서 찾은 작은 희망의 씨앗이라고 생각합니다.


틔우지 못한 씨앗이라도 심고 가꿔주면 무조건 싹이 고개를 내밉니다.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렵다고 해도 절대 포기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남의 씨앗이 아니고 제 씨앗이니까요. 아끼고 물주고 가꿀 사람은 저 밖에 없습니다. 좀 늦은 나이이긴 하지만 더 늦은 때가 아님을 감사하면서 내가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좀 더 생각 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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